2010년 10월 28일 목요일

review: 연극 <오월엔 결혼할거야>

연극은 참 오랜만이다.

고등학교 때 방과후를 학교 강당에서 연극과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 보내서 지금도 극장을 들어서면 고향에 돌아오는듯한 기분이 든다.

한참 대기업에서  많은 예산을 투자한 빅네임 공연의 화려한 무대들이 인기가 있었는데, 소규모 공연은 배우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색다른 매력이 있다. 또 최소한의 세트,  소품, 배우와 스탭을 활용해서 최대한의 효과를 내기 때문에 에서 를 창조하는 것 같다.

<오월엔 결혼할거야> 2007년 한예종 워크샵을 통해서 발굴된 작가 김효진이 29살에 쓴 연극이다. 그래서인지 스물아홉 노처녀들의 삶과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해서 2,30대 여성들의 호응을 얻고 여섯 시즌째 공연중이다.

전제는 심플하다. 스물아홉살 동갑내기 절친 셋이 제일 먼저 결혼하는 사람에게 주자고 약속 한 스무살부터 퍼부은 적금 3825만원을 사수하자는 명목 아래 스물아홉의 시각에서 남자와 사랑과 결혼을 바라본 코메디다.

이 연극에 대한 내 생각을 요약하자면:

1. 무대
세트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정말 좁은 공간의 야무진 활용이었다. 복층 구조에 계단 한 칸도 활용하고, 탈부착식으로 작은 무대를 꾸며서 재미를 더했다. 얼마전에 봤던 오피스텔의 배치가 이렇게 똘똘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2층에 있는 여러 기호에 소리가 나면서 불이 들어왔는데,  무엇을 나타내 것인지 잘 모르는 이 무의미한 기표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기의는 도대체 무엇인가?

2. 발성
소극장의 매력은 무대와의 친밀감이다. 그런데 배우들이 오버로  악을 쓰면서 불안전하게 크고 빠르게 목소리를 내면, 그 분위기를 망친다. 아직 불완전한 배우들이라서 그런가?

3. 줄거리
구성의 업앤다운이 없어 솔직히 뻔한 내용에 뻔한 엔딩에다가 가슴에 확 와 닿는 장면이나 대사도 없었다. 우리 나라 특유의 일단 코메디인데 분위기상 중간중간에 안 어울리게 오버하는 슬픈 순간들도 있어서 뭔가 어색하다.  <웨딩펀드>라는 뮤지컬로도 각색이 되었다고 하는데, 어색한 순간들에 노래를 삽입해 주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그래도 극장을 걸어나갈 때 뭔가를 가슴에 담고가야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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